2017. 11 신실한 과학

글_김우섭   그림_정혜지

 

 

포텐(이라는 단어)의 포텐이 터졌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는 누구에게나 감동을 줍니다. 미운 오리 새끼가 온갖 산전수전 끝에 아름다운 백조로 거듭 나는 것처럼, 무명에 불과한 인물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으며 준비하다가 어렵게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이뤄냈을 때 우리는 ‘아무개가 드디어 포텐 터졌다’고말하곤 합니다.

 

여기 한 캐나다계 미국인이 있습니다. 그는 신인 코미디언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다음 기세를 몰아 의기양양 하게 배우로 전직하였습니다. 하지만 SNL의 고정 크루를 뽑는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처음 주연을 맡은 시트콤은 시청률 부진으로 1시즌 만에 종료되는 등 지독한 슬럼프를 겪게 되는데요. 이 시절 그는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세수는 공중화장실에서 했으며, 매 식사는 햄버거로 때우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이런 지독한 무명시절이 10년 가까이 계속 되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에게 천만 달러 짜리 수표를 써 주고, 지갑에 넣고 다니며 ‘난 천만달러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라고 자신을 격려하고 계속 버텼다고 하지요. 미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 짐 캐리의 젊은 시절 일화입니다.

 

 

 

여기 한 축구선수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처음 시작했지만 키가 작고 왜소했으며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수원공고 시절 희망하던 수원 삼성 입단, 동국대 입학에 실패하였습니다. 월드컵 대표 경쟁이 한참 치열하던 때 많은 언론들이 그를 탈락 1순위로 꼽곤 했습니다. 2000년 9월 나이지리아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의 골이 그가 A매치에서 올린 유일한 득점이었고 이 때문에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았습니다. 한국 축구협회와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편견없이 자유롭게 선수를 발굴해낸 외국인 감독이 없었다면 그의 월드컵 대표팀 최종선발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겠죠. 누군지 짐작하셨나요? 바로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지성 선수입니다.

 

 

아십니까? 포텐셜은 사실 물리학 용어라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속어 중 곱씹어보면 사실 상당히 과학적인 표현인 경우가 있어요. 포텐 터졌다는 말도 그러한데요. 중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에너지 보존법칙이란 것을 배울 때, 위치에너지가 어쩌구 저쩌구, 운동에너지가 저쩌구 어쩌구 했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위치에너지의 영어표현이 바로

포텐셜 에너지(potential energy)

입니다. 움직이는 물체에 에너지가 담겨있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정지해있는 물체라 하더라도 사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담겨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63빌딩 옥상에 쇠공이 하나 매달려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끈을 푸는 순간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상에 낙하할테고, 지금 이 쇠공은 꼼짝하지 않고 있지만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있음이 분명합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가 존재함이 분명할 때 물리학에서는 이 에너지를 가리켜 ‘포텐셜 에너지’라고 부릅니다.

 

비슷한 예로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잠열(潛熱, latent heat)’이라는 표현을 배웠던 적이 있습니다. 얼음이 물, 물이 수증기로 바뀌는 과정에서 열이 계속 가해짐에도 불구하고 온도가 오르지 않는 순간이 존재합니다. 온도라는 측정기준만으로 보면 가해지는 열이 어디론가 숨어버린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고체가 액체,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그 열들이 사용된 것이지요. 이 역시 온도라는 기준으로만 측정해선 주어진 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종종 ‘빙산의 일각(the tip of an iceberg)’이란 표현을 쓰곤 합니다. 수면 위 뾰족하게 빙산이 보일 때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는 그보다 9-10배 큰 얼음이 숨겨져있다고 하잖아요. 거대한 배였던 타이타닉이 수면 위에 드러난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안일하게 운행하다가 수면 아래의 빙산에 충돌하여 한순간에 침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역시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죠.

 

 

대학에 진학하여 벡터 미적분학을 수강하면 포텐셜 함수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어떤 다변수벡터함수의 포텐셜 함수를 찾아내면 대단히 좋은 일이 벌어지는데요. n개의 값을 가진 함수(다변수벡터함수)가 알고 보니 근본적으로는 1개의 값을 가진 함수(포텐셜 함수)에 의해 움직인다는 발견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다변수벡터함수를 그냥 적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면에 숨겨진 포텐셜 함수를 찾아내면 계산이 정말 간편해집니다. 도착점과 출발점의 차이만 비교하면 되거든요.

 

 

보이는 것은 나타나있는 것에서 된 것이 아닙니다

 

이와 같이 포텐셜에 주목하는 사고방식은 과학적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대단히 성경적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서 11장을 봅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믿음으로 우리는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보이는 것은 나타나있는 것에서 된 것이 아닙니다.
– 히브리서 11장 1절, 3절, 새번역성경

 

저는 히브리서 11장에서 보이는 것은 나타나있는 것에서 된 것이 아니라는 구절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잡스는 이 원리를 산업계에 적용시켰던 천재였지요. 그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눈 앞에 보여줄 때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에게는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버릴 것이란 믿음이 있었고, 그는 그 믿음을 따라 회사를 이끌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일화를 생각해보세요.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부자의 삶은 성공적이었고, 거지 나사로의 삶은 비참했습니다. 누구나 부자를 동경하고 나사로를 동정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말해줍니다. 나사로는 죽음 이후 천국에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었지만, 부자는 죽음 이후 지옥에서 고통 받게 되었습니다. 앞서 했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현세의 거지 나사로는 사실 어머어마한 포텐셜을 가진 인물이었던 거죠.

이처럼 성경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고 우리에게 수없이 교훈합니다.

 

나그네를 대접하기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어떤 이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대접하였습니다.
– 히브리서 13장 2절, 새번역성경

 

보이는 것에 시선과 생각을 빼앗기지 말고 그 이면과 포텐셜을 볼 수 있는 순복음청년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2017-11-07T01:01:35+00:00